야식의 왕이라면 단연 손꼽히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족발이다. 담백한 맛과 영양을  동시에 얻을 수 있는 건강식이자 술안주이다. 늦은 저녁이 되면 가끔씩 이 족발의 향이 떠오른다. 그러면 나는 무언가에 홀린듯이 옷을 주섬주섬 입고 족발을 사러 나선다.

 

어두운 밤을 밝히고 있는 족발집의 간판.. 이 근처만 도착해도 마음이 설레인다.

 

 

앞에는 그날 삶은 족발들이 진열되어있다. 시간만 잘 맞추면 금방 삶은 족발을 포장해 올 수 있다. 한번은 금방 삶은 따뜻한 족발을 포장했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식은 족발이 더 맛있는 것 같다. 고기도 숙성이 된 고기가 맛이 있듯이 양념이 어느 정도 식으면서 고기와 하나가 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그 다음부터는 식은 족발만 포장해간다.

족발가격은 中이 20000원 大가 25000원이다. 물론 포장가격.. 이래저래 교통비를 제하면 대략 30000원정도.. 일반 집에서 시켜먹는 족발가격과 비슷하다. 하지만 나는 직접와서 포장하는걸 지켜보며 산다. 양심적인 가게도 많지만 최근 많은 식품에 대한 시사고발 프로그램들을 보면 내가 볼 수 없는 곳에서 포장된 것에 대한 불안감이 더욱 커지는 것 같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배달족발에 나오는 쟁반국수 등 여러 사이드 메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배달족발의 경우 사이드메뉴가 더 풍성해서 주객이 전도되는 상황이 많은데 나는 순수 족발만 원하는 스타일이라 몸이 조금 귀찮기는 하지만 직접 포장하러 가는 편이다. 한달에 한 두번은 이렇게 포장하러 가서 그런지 족발집 아주머니와 포장하는 동안 대화를 나눌 정도로 가까워졌고 이것 저것 더 챙겨주시기도 한다. 나는 그러한 정이 좋다.

 

 

이렇게 빨간 종이가방에 넣어 포장해 주신다. 우리집에 이 종이 가방이 수북히 쌓여있다. ㅋㅋㅋㅋ

 

 

포장내용구성 : 족발 中(20000원), 양파, 새우젓, 된장

 

 

이날 갔을 때에는 항상 계시던 이모님께서 안계셨다. 조금 섭섭.. 빨리 먹고 싶은 마음에 조금 뛰었더니 정렬이 조금 어긋났다. 서비스로 주신 꼬리도 보인다.

 

평가

개인적으로 중앙왕족발의 족발을 좋아한다. 장충동에도 단골집이 있고, 공덕에도 족발 먹으러 자주 다녔지만 나는 이집이 가장 담백하고 맛이있었다. 느끼하지 않고 너무 과하지도 않은 적당한 맛, 그리고 푸짐한 양까지.. 주로 술안주로 포장해 오지만 다 먹지 못하고 남겨뒀다가 다음날 밥반찬으로 먹는다. 족발 자체가 찬 음식이기 때문에 냉장고에서 바로 꺼내 따뜻한 밥에 먹어도 전혀 나쁘지 않다. 오히려 맛을 더욱 증가시킨다. 손님이 보는 앞에서 직접 다리 한개를 집어 남김없이 전부 다 포장해 주기 때문에 믿고 먹을 수 있는 중앙왕족발의 족발.. 사진이 조금 투박하게 나왔지만 맛 만큼은 정말 일품이다.

 

Posted by 김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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